성교통, 단순한 통증일까요?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성관계 시 불편감이나 통증을 겪는 여성은 적지 않지만, 이를 민감한 문제로 여기거나 단순히 체질 탓이라 생각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성교통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신체적 또는 심리적 원인이 존재하는 하나의 의학적 증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궁내막증, 질염, 골반염, 질 건조증 등 여성 생식기 질환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교통의 종류, 원인 질환, 진단 접근 및 대처 방법까지 다각도로 살펴보겠습니다.

 

🔹 1. 성교통의 구분: 표재성과 심부성

성교통(dyspareunia)은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표재성 성교통은 질 입구나 외음부 주변에서 발생하며, 삽입 시작 직후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대부분 질 건조증, 염증성 질환, 외음부 피부 질환, 또는 심리적 긴장 상태 등과 관련이 있습니다. 폐경 이후 질 점막이 얇아지고 윤활이 줄어드는 경우 특히 흔하게 나타납니다.
반면 심부성 성교통은 삽입이 깊어질 때 복부 깊은 곳이나 골반 내에서 느껴지는 통증으로, 자궁, 난소, 골반 장기의 문제와 관련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적으로 자궁내막증, 골반염,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두 통증 모두 주기성, 위치, 통증의 강도 등을 파악하는 것이 감별에 중요한 단서가 되며, 실제 진료 시 환자의 주관적인 표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진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 2. 성교통을 유발하는 주요 질환들

성교통은 단일 요인보다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질염(세균성, 칸디다성)은 삽입 시 강한 통증과 함께 작열감이나 냄새 나는 분비물이 동반되며, 표재성 성교통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질 건조증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질 점막이 얇아지고 윤활이 부족해지는 상태로,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흔하며 지속적인 통증, 출혈, 감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외부에 자궁내막 조직이 존재하는 질환으로, 성관계 시 자궁 주변 조직이 자극을 받으며 심부성 통증을 유발합니다. 특히 생리 전후로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만성 골반염증(PID)은 과거 감염이나 성병으로 인해 골반 장기가 유착되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자궁근종이나 난소낭종 같은 기질적 병변도 깊은 삽입 시 불편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리적 원인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과거 성 트라우마, 불안, 스트레스, 파트너와의 관계 긴장 등은 질 근육 수축을 유발해 표재성 통증을 악화시키기도 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통증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전신적, 심리적 상태까지 함께 고려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합니다.

 

🔹 3. 진단 접근과 치료 방향

성교통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통증 강도가 점점 심해진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원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 과정은 환자의 문진과 병력 확인에서 시작되며, 구체적인 통증 위치, 발생 시기, 양상에 대한 설명이 핵심적입니다. 이후 이학적 진찰, 질 분비물 검사, 초음파 검사, 필요 시 혈액검사나 MRI 등의 정밀 영상검사를 통해 기질적 이상 여부를 평가합니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감염성 질환일 경우 항생제 처방, 호르몬 변화가 원인일 경우 국소 에스트로겐 요법이나 호르몬 대체요법이 도움이 됩니다. 자궁내막증이나 난소 질환은 약물치료 외에 수술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특히 자궁내막증은 조기 진단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심리적 원인이 클 경우에는 성 치료, 부부 상담, 인지행동치료 등이 병행될 수 있으며, 성교육이나 질 이완 운동, 윤활제 사용도 통증 감소에 효과적입니다.
성교통은 결코 참아야 할 통증이 아닙니다. 조기 진단과 원인별 접근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증상입니다.

 

성교통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때로는 여성 건강의 이상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복되거나 일상에 영향을 주는 통증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몸을 민감하게 관찰하고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응하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더 이상 감추지 말고, 스스로를 위한 진지한 관심을 가져보세요.